사란글

바다는 떠가고

하이안자 2017. 7. 24. 03:03


  7월 13일





바다는 떠가고




바다는

떠서가고


땅은 

걸어서


한걸음

한걸음

딛어가네


바람을 타고

가지 못하니


오직 발로

서서 가야하네


다름아닌 오직

의지로 감이라네


탈 것 없고

타지 못하나


그 나아감은

막을 수 없네


산도

언덕도

가시밭 길도


하루를 가

하루를 얻고


이틀을 가

이틀을 얻으며


이어가는 

시간들이여

위대하리니


반드시 

나아감이

꼭 있으리니


영욕이

역사가 아니며


성패가

역사가 아니며


그 흐름 속에

자연 피어나는 것


그것이 바로

역사리니


나의 생존을

그 스스로를


의미롭게 하는

모든 것이라네


희노애락과

치욕과 분노와


오류와 실책과

허물과 죄 그리고


상처와 영광마저도

스치는 찬바람 이며

혹은 날리는 먼지라네




       -화 심  하이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