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란글
바다는 떠가고
하이안자
2017. 7. 24. 03:03
바다는 떠가고
바다는
떠서가고
땅은
걸어서
한걸음
한걸음
딛어가네
바람을 타고
가지 못하니
오직 발로
서서 가야하네
다름아닌 오직
의지로 감이라네
탈 것 없고
타지 못하나
그 나아감은
막을 수 없네
산도
언덕도
가시밭 길도
하루를 가
하루를 얻고
이틀을 가
이틀을 얻으며
이어가는
시간들이여
위대하리니
반드시
나아감이
꼭 있으리니
영욕이
역사가 아니며
성패가
역사가 아니며
그 흐름 속에
자연 피어나는 것
그것이 바로
역사리니
나의 생존을
그 스스로를
의미롭게 하는
모든 것이라네
희노애락과
치욕과 분노와
오류와 실책과
허물과 죄 그리고
상처와 영광마저도
스치는 찬바람 이며
혹은 날리는 먼지라네
-화 심 하이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