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란글
낙조와 낙엽
하이안자
2017. 10. 10. 08:25
낙조와 낙엽
낙조 아래
낙엽을 본다
떨어진 잎이
아름다운 것은
어째도 좋다고
자신을 양보하는
겸손의 모습에서다
이미 다한
푸르름에
집착하지 않는
대범함에서다
석양은 돌고 도는
순환의 한 순간이지만
한계절 피운
나뭇잎은
이제
가야한다
불가역의
길이다
잎새는
그래도
의연하다
석양을 머금어
붉어지는 색으로
고요한 자세는
이미 성스럽다
자연은 원래
마음은 있지만
말이 없는 법
다만
온몸으로
심사를 표한다
-화 심 하이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