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안자
2017. 12. 30. 05:05

@MSpadine
초저녁
초저녁이면
천지사방을
방황하던 새들도
깃들고자
날아든다
덧문을 열어두고
노크를 기다리나니
저 반듯한
방 안에는
어느새
환하게
불을
밝혔으리라
달빛으로 가리운
창은 열 수 없지만
아마도 성스러운 일
분명 있으리로다
어찌
뜰 가에
이 꽃만
시시각각
변하랴
하루의 변화
잠시의 변전에도
진심은 오직
영원하고
바람 속을
짚어 헤어
나아가며
길을 열어
이곳에
이르고자 하노니
북극성 같은
삶의 절대성으로
눈 깜박이듯
반짝이며 빛나는
성좌의 엄연함 아래
우리 이렇게 있음을
잊지 않으리라
-화 심 하이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