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모음의 내부공간 문제

 

 

 

 

 

 

한글모음의 내부공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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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 갖는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바로 모음에 있다. 한글은 사각형 틀 안에서 모든 글자의 폭과 높이가 항상 같다.

'아' '야' '어' '여' 등 세로 모음은 언제나 앞의 자음보다 키가 커야 자연스럽다고 느끼는데, 이는 한글을 쓰는 사람들만의

독특한 균형 감각일 것이다.

한자가 지닌 원칙 중 하나가 바로 글자는 모름지기 똑같은 공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인데, 정작 그 원칙으로 인해 각 글자 안

의 밀도는 불규칙해지고 만다. 특히 한글은 획이 많아질수록 사각형 틀 안에서 처리가 어려워진다.

한글의 모음은 'ㅡ'나 'ㅣ' 같은 긴 획에서 뻗어 나온 짧은 획의 유무와 위치 변화로 'ㅜ' 'ㅗ' 'ㅏ' 'ㅓ'처럼 그 발음이 달라진다.

그런데 이 짧은 획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알아채기가 그다지 쉽지 않다. '을, 를, 롤, 룰' 등의 글자는 단어나 문장 안에서 맥락

을 통한 유추가 아니면 100% 정확하게 읽힌다는 보장이 없다. 문제는 그 짧은 획에 대한 공간 배려가 너무 인색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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