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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가을이다

하이안자 2017. 10. 26. 10:08



  





가을이다



가을이다

새바람 부는

때다


푸르렀던

나뭇잎들이

얼굴을 변하며


해맑은 목소리로

세상을 향해서


속 없이

청정함으로 돌아가라고

청유의 표정을 짓는다


그동안 누린

성대한 시간들은

참으로 좋았다


구십춘광에

이어진 석달 녹음


한 없이 짙은

초록빛 그늘은


생명의 향기에

흠뻑 취하여


두고 두고

감동이었다


깊은 육집에

반들거리는 초목은


표면이 찬란히

빛났었다

영화였다


이제

그 영광을 

어루만지며


고요히 피안으로

돌아가려하노니


시간의 자락 위엔

살그락 살그락


유리질

추억의구슬들

굴러다니고


우리는 이제

거두고 응결하여


노랑...빨강...

한방울 색으로

남고자 하노니



        -화 심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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