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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가을이다
새바람 부는
때다
푸르렀던
나뭇잎들이
얼굴을 변하며
해맑은 목소리로
세상을 향해서
속 없이
청정함으로 돌아가라고
청유의 표정을 짓는다
그동안 누린
성대한 시간들은
참으로 좋았다
구십춘광에
이어진 석달 녹음
한 없이 짙은
초록빛 그늘은
생명의 향기에
흠뻑 취하여
두고 두고
감동이었다
깊은 육집에
반들거리는 초목은
표면이 찬란히
빛났었다
영화였다
이제
그 영광을
어루만지며
고요히 피안으로
돌아가려하노니
시간의 자락 위엔
살그락 살그락
유리질
추억의구슬들
굴러다니고
우리는 이제
거두고 응결하여
노랑...빨강...
한방울 색으로
남고자 하노니
-화 심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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