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신 제 남
1952~ 1970 강원도 철원 고등학교 졸업 1977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졸업 1980 경희대학교 대학원 미술과 졸업
<작품소장처>
독립기념관.서울시립미술관.워커힐미술관.덕원미술관.해군본부.해군사관학교. 송파구청.헝가리주재 한국대사관.네덜란드주재 한국대사관.철의삼각 전적관
<현재>
한국미술협회.송파미협.선과색.서울방법작가회 회원 성신여자대학.추계예술대학 강사 문화센타(태화)출강 송파미술가협회 회장
신제남의 '관념과 대칭의 미학전'에
생명의 오묘함은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움직이는 동물의 형태가 가지고 있는 그 기묘함은 여전히 신비의 대상이다. 특히 동물에 주어지고 있는 그 정확한 균제, 즉 대칭은 참으로 미묘하다
. 조물주는 하필 동물에게 왜 좌우대칭의 형태를 부여했을까? 시각적인 안정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형태적인 아름다움 때문이었을까.
어떠한 이유를 내세워도 좌우대칭에 대한 설명으로는 부족하다. 그러나 조형적인 면에서 볼 때 균제는 정지,안정,장중,엄숙,신비 등의 이미지와 결부된다.
움직이는 물체로서의 동물이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안정된 자세는 필수적이다. 따라서 동물에 부여된 균제는 바로 안정감의 기초가 된다. 인간의 신체 또한 마찬가지다.
만일 인체가 좌우대칭의 공식에 적용되지 않았다면 직립의 존재로서의 불안정함은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인체는 적어도 외면상으로는 안정된 좌우대칭의 공식에 정확히 응답한다
. 어쩌면 인체가 가지고 있는 균제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선 및 볼륨과 더불어 온갖 동물체의 형태적인 모범이 될 수 있는지 모른다.
특히 여성의 육체는 어느 형태에도 비교할 수 없는 완벽한 균제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신제남의 조형감각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여체가 가지고 있는 균제미를 조형의 원리로 채택함으로써 아주 특별한 시각적인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그가 균제미를 의식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그럼에도 이전의 작업에서 그는 무의식적으로 좌우대칭의 이미지를 구성의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좌우대칭에서 느낄 수 있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에 본능적으로 반응해 온 것이다. 특히 여체를 중심으로 하는 균제미에 대한 그의 감각은 여체의 윤관석에 대한 탐닉과 더불어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흥미를 유발한다.
균제는 비례감각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진다. 비례는 균제 및 좌화와 통일을 매개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는 이렇듯 좌우대칭이 만들어내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에 시선을 돌림으로써 새삼 새로운 표현욕구에 사로잡히고 있다
. 단순히 형태가 서로 같은 물상을 대칭으로 놓음으로써 발생하는 균제미보다는 인체와 같이 하나의 몸체를 양분하여 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가 여체의 균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그 외곽선의 아름다움을 통해 균제의 원리를 설명하려는 데 있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갖가지 생활기물 가운데 많은 부분이 여체의 미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과 직면할때 그의 새로운 관심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가령 전통적인 고려청자 및 조선백자에서 볼 수 있는 윤곽선이 여체와 결부되고 있다는 점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런가하면 바이올린이나 첼로 등의 악기 역시 그 형태미에는 여체의 이미지가 응용되고 있다. 그리고 심지어는 각종 글라스라든가,곡선을 이용한 갖가지 공산품에서도 여체의 이미지가 이용되고 있다.
그의 작업에서도 이러한 생활기물이 여체와 더불어 빈번히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 생활기물을 여체에 대입시켰때 그 조형의 출처가 어디인가를 어김없이 보여준다
. 이들 실재하는 물상을 여체의 이미지에 결부시킴으로써 여체를 감싸는 윤곽선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일깨우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체에 대한 인식은 성적인 유혹의 대상이라는 상투적인 에로티시즘의 울타리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반해 그의 시선은 여체를 감싸는 외곽선의 아름다움에 모아지고 있다.
여체에서 대칭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도 곡선미를 반복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시각적인 인상을 더욱 명료하게 이끌어내려는 데 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이처럼 여체의 곡선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에만 시선을 고정시키는 평면적인 이해의 울타리에 안주하지는 않는다.
여체를 통해 관념적인 대칭,즉 상대적이고 대립적인 개념으로서의 관념의 세계를 나타내고자 한다.
예를 들면 음과 양,聖과性,선과 악 등 관념의 세계를 제재로 하여 서로 상대적이고 상반된 이미지를 하나의 관점에서 통합했을 때 발생하는 상충과 조화의 미를 지켜보자는 것이다.
이렇듯 관념적인 세계를 서로 상충하는 두 가지 이미지를 대립시켰을 때 시각적인 충격이 따르기 마련이다.
서로 상반된 세계가 동일 공간에 동시적으로 놓인다는 것은 비상식적이고 비일상적인 사건이다. 그러기에 필경 현실공간을 뛰어넘는 의식의 해방이 요구된다. 실제로 그의 작업은 현실적인 공간을 초월하고 있다. 현실과 비현실을 자유롭개 넘나든다.
이처럼 소재의 자유로운 배치 및 구성은 현실적인 모든 조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의식의 해방감을 맛보게 한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세계,단지 상상으로나 가능한 세계가 전개되고 있는데 따른 의식의 자유로운 항해를 경험하는 것으로써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작품의 내용을 채우는 내적인 언어로서 상징적인 표현기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다시말해 시각적인 접근만으로는 이해가 충분치 않은 숨겨진 메시지를 함축하는 것은 그가 즐기는 표현형식의 하나이다.
우의적인 형식의 작품은 대부분 사회적인 현실을 제재로 하면서 메시지는 상징적인 언어 속에 숨겨둔다. 마릴린 몬로를 비롯 마돈나,이승희 등 대중적인 스타를 대상으로 하는 작품은 대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들은 여성이면서 자신의 육체를 대중과의 연결 매체로 삼아 상품화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렇듯 풍자적인 내용을 제재로 하는 작업에서도 여체가 왜 상품화되는가를 주시하고 있다.
역시 아름답다는,그리고 성적인 자극을 유도하는 여체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작가적인 시각은 페미니즘과 연관성을 지닌다.
그의 작품에서 섹스어필하는 여체의 이미지는 여성의 상품화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은유하고 있는 것이다.그것은 병리적인 사회현상에 대한 조소일 수도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의 시선은 여체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미를 숨기지 않는다. 여체의 윤곽선이 모든 인조물의 형태적인 교본이 되고있는 현실을 제시하는 것으로써 이와같은 시각을 정당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가 제시하는 대칭의 미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식을 갖게 되는 셈이다.
그는 여체를 모든 생명의 본향으로서의 대지와 같은 이미지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기에 여체를 상품화하려는 에로티시즘에 기울지 않는다. 인간의 대지는 바로 어머니이며, 모체로서의 여체는 대지와 다름없이 생명의 본향으로서의 상징성을 지닌다.
균제미 이면에는 이처럼 생산적인 이미지로서의 여체의 이미지가 자리하고 있다. 오랫동안 한국의 역사적인 사건을 우의적으로 표현해온 그의 이제까지의 모습을 생학하면 놀라운 변신이다.
하지만 균제라는 조형적인 측면을 보면 결코 생경한 일도 아니다. 단지 여체를 대상으로 하여 그와 연관된 제재를 찾아가고 있을 뿐 균제의 미학에 대한 관심은 그의 내부에서 잠재적인 형태로 존재해 왔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작업을 국면 전환의 계기로 삼겠다는 뜻은 없다고 한다. 단지 그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담긴 균제의 미를 여체의 이미지를 통해 밖으로 끄집어내고자 한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세상에 대한 작가적인 시야의 확대를 의미하는 일이다.
신항섭(미술평론가)
'dialogue > Galle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John Miller (0) | 2005.12.10 |
---|---|
[스크랩] 가이 로즈(1867-1925) 미국 (0) | 2005.10.02 |
[스크랩] 프리다 칼로(Frida Kahlo;1907~1954) (0) | 2005.09.11 |
[스크랩] 20c 미로Joan Miro(1893-1983) (0) | 2005.08.21 |
[스크랩] 인상주의 (0) | 2005.07.16 |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
링크
TAG
- Helmut Dorner
- 일기
- Karin Batten
- 회흑색
- 하늘그리기
- 항적도
- 편향지지율
- 자연주의
- 존재
- 시공
- 한스 호프만
- Bruce Cohen
- 새벽
- 요즘
- 홍익인간 연의 논어
- 이상
- 휘쳐
- 열정
- 해군항적도
- 유교
- 삼재사상
- 팔괘
- 문재인
- Carmen Cicero
- 문명
- 폴 레몬
- 폴헨리브리흐
- 홀홀히
- 헬렌후랑켄탈러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