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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재 우리 문화와 사상 가운데는 많은 오해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 오해의 가장 큰 것은 자신들의 역사와 문명에 대한 낮은 <자의식>이다.

 

최근의 외국 석학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것은 <근대화> <세계화>가 <서구화>는 아니라는 주지된 지식이다. 그들 석학들이 <동아시아의 문화가 이미 세계화의 한 요소>라고  말하는 것은 그러나 <동아시아 문화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귀중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다만 <서구문화의 대안>일 수 있다는  데에는 동의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동아시아를 뭉뚱그려서 그 가치를 논할 수는 없으므로 그런 식의 동아시아론은 사실 동아시아 문화를 폄하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동아시아의 가장 역동적이고 전형적인 문명은 역시 <유교문명>이다.  서양인들이 구태어 <유교문명>을 인도 동남아시아 등과 아울러서 <동아시아적>인 범주에서 논하려고 하는 것은  사실 유교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거나  동아시아 역사에 대한 몰각 혹은 자신들의 우월의식의 결과라고 보고싶다.

 

역사시대를 통하여 인도 동남아시아는 동북아시아와 긴밀하게 교류해왔고 대개 전체적으로 아시아적인 요소들이 동북아시아에서 융합되어 장대한 스케일의 유교사상을 발전되게 하였다. 그러므로 유교사상은 문명사적으로 하나의 종합적이고 보편적인 사상으로서 <아시아>문명을 가장 전형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마치 서양문화가   이집트 / 오리엔트-> 그리이스-> 로마->를 거치면서 토대를 이룬 것과 마찬가지이다.

 

유교사상의 경우 공자 맹자를 거치며 진한제국을 통해 전형화되었는데 한대의 유교가 향후 유교의 전형인 것으로 유지되었다. 송대이후 그에 대한 반성적 학풍이 일어났지만 유교사상의 역사적 진원에 대한 이념적 논리적 추적은 미흡했다는 점에서 송대와 이후일지라도 한대의 <전형적 유교>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었다.

 

말하자면 한대이후의 <중국적전형>이 유교의 전부인 것으로 이해되어 온 것은 유교이해의 최대의 장애로 남아있다고 생각된다. 유교의 본질은 오히려 중국적 전형이 강하게 수립되기 이전에 있을 것이다. <중국제국>의 막강한 패권주의는 그러한 사고를 용납할 수 없었을 뿐이다. 이제 <패권주의>의 시대는 지나갔다, 이른바 세계지성의 시대를 우리가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와 같은 사상적 왜곡을 먼저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벗어나는 길은 우선은 1)경전해석의 자유를 학보하는 일  2)경전 성립사를 면밀히 검토하는 일  3)일반의 사상사로서 유교사상을 재해석 하는 일  4)유교사상사의 주체를 다각화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컨데 유교사상에 대한 오해는 동아시아 문명사에 대한 오해이며  문명사의 오해는 중국제국사에 대한 지나친 강조에서 시작된다. 중국제국사는 여러 국가의 역사가운데 한 양태일 뿐이며 상호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역사학적으로는 한국사와 전연다른 그 무엇일 뿐이다. 너무나 당연한 그런 역사의식이 우리에게 세워지지 않는 것은 우리의 역사적 안목의 부재를 나타낸다고 생각된다. 그것은 사실 역사적 자학이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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