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사란글

다하지 못한 말

하이안자 2010. 10. 4. 05:21

 

 

Imi Knoebel 1987

 

 

 

다하지 못한 말

 

 

 

 

시란

다하지 못한 말이다

 

다하지 못하여

시를 쓰고

 

쓰고 나서도 또

역시 다하지 못한 것이다

 

시란 결국

다하지 못한 것이며

사람처럼

알아주기를 바라고

연의해주기를 바라고

해석해주기를 바라고

마치 골체에 영육을 부여하듯

두어주기를 바라는 존재다

 

오늘의 문명은 뛰어난

그 해석자이다

 

오스트랄로 피테쿠스의

부서진 어금니 조각 하나로

그 얼굴을 그려낸다

 

시란 뼈에

진실의 살을 붙이듯

창조하는 즐거움이다

 

사람의 삶은 스스로

하나의 시이므로

빠짐없이 아름다울 수 있음을

잠깨듯이 생각한다

 

인생이란 다할 수 없어

시로 쓰는 것이니까

 

우리가 남기는 것 모두

오로지 시일 수 있음이여

 

 

 

                     -하이안자-

 

 

 

 

 

 

 

 

 

 

 

 

                                                                               편지지보기

 

 

 

 

 

 

 

 

'사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등생 시/ 아빠는 왜 있는가?  (0) 2010.10.15
아름다운 것  (0) 2010.10.06
일상에 대해서  (0) 2010.10.03
가뭄의 초상  (0) 2010.09.22
호모 에렉투스  (0) 2010.09.14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