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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o Marini 1971
회서론(繪書論)
글자로서 예술한다는 것은 사실 간단하다. 글자의 획들을 회화의 수단으로 삼는다는 의미이므로
그 외에 어떤 제한이 가해질 이유가 없다. 회화는 무한히 자유로워야 하는 것이 대원칙이기 때문
이다. 따라서 서법이라는 것이 회화서자(繪畵書字)의 준칙이 될 수가 없다는 것은 명백한 일이다
글자를 쓴다는 것은 단엄하고 명확한 형태로 글자의 정보전달력을 유지 강화하는 일을 의미하게
된다. 그러나 회화서자 즉 회서의 경우는 정보전달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나니고 전연 다른 회화
적 목표를 지니고 있다. 감각적 진리와 아름다움의 표현이라는 극히 자유로운 독립적 영역을 거
느린다는 것이다. 일반회화에서 형태를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이 필요하지만 사실적 표현 자체가
회화가 아닌 것과 같다. 단엄한 글쓰기가 그대로 회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회서는 calligraphy
라기보다는 Character Art 가 되어야 할 것이다
회화의 대상 사물이 일정한 형과 색을 지니고 있듯이 문자는 특정한 기호로 이루어져 있다. 회
화적 실체라든가 대상이 상이하지만 매우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
다. 사실주의 회화가 있듯이 글자에 충실한 회서도 있을 수 있다. 그 자체도 넓은 의미의 회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양할 필요가 있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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