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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와 우리들은 지금

전쟁 중이다.


우리들 집에는 시계 숫자가 많고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전자식, 괘종식, 아주 잊혀진 테입식도

8각형, 6각형, 4각형, 3각형, 원형 모양도

소리를 내는 것, 모양만 있는 것, 쇠 또는 나무로 된 것......


시계 가게에 가면 눈으로도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벽에도 붙어 있고 손목에도

뱀처럼 또아리로 빙 돌아 감고 

 

화장실 갈 시간, 달력 뜯어내는 시간

심지어는 말하고 잠자는 시간까지 비서처럼

우리들 집 사람은 그 때마다

가계부 쓸 준비를 한다.


이제 내 온 몸은 시계 소리가

심장처럼 뛴다.

시계 바늘이 수저와 젓가락처럼

끼니때마다 찾아온다. 


고약한, 그러나 만나지 않을 수도 없는

친구 시계야

네 가슴, 열어보고 싶구나.

  [2012. 06. 11. 03:41] 

 

[시작 노트] 참으로 오래만에 '새 시'를 한 수 썼습니다. 시계에 시간을 빼앗겨 주체하지 못하는 그림을 그리고자 애를 썼습니다. 문득 '슬픈 삐에로'나 '인형론'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글쓴이 : 구중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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