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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소피에서 자연과학이 나왔다면 필로소피는 행복을 담보하고 과학은 진실을
담보할 수 있는가하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과학은 유용하고 현실의 삶과 효과
적인 길을 보여줄 수 있지만 아직 진실은 멀다 행복은 더욱더멀다
필로소피가 서구의 오랜 유산인 반면 동아시아의 유산은 무엇인가 동아시아의
오랜 문명사는 무엇을 준비해왔는가 묻고 싶다 모든 오랜문명은 늘 미래를 준비
하는 데서 유지된 것이었다 그 당대의 행복만을 추구하였다면 아마도 문명사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미래는 절제로서 준비되고 현재에 이어지는 것이 아닌
가 생각한다 동아시아는 어떤 미래를 지향하였는가
감각과 경험이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는 동서양의 차이가 없다 감각과 경험의
첨단적 활용을 통해서 지견을 넓힌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없다 다만 차이가 있
다면 균형성이다 인간과 자연을 구분하고 양분하는태도는 동아시아에서는 찾
아보기 어렵다 언제나 합일을 추구하는 것이 본령이었다 아무리 명징해 보이
는 것일지라도 전인적으로 일치되지 않는 다면 믿을 수 없다는 것이 동아시아
적 사유의 본질이다 그 때 일치감을 추구하는 개인은 공평무사함을 순수히 유
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대전제가 요구된다 오직 그 뿐이다
이는 무아지경이면서 철저히 자아적인 것이다
무극이 태극이란 바로 그런 뜻일 것이다
주관적이면서 보편적인 그 아스라한 경계가
바로 동아시아적 지평선이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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