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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의 나그네
성양이 들도록
서성이는 나그네여
한 동네 끝에서
가로등을 뒤로 하려는가
바로 돌아오려 하는가
길은 좌우는 있지만
나고드는 앞뒤는 없다
높낮이 상하도 없으리라
새가 하늘길을 가듯이
찾아가는 가는 그대여
어둠이 내려도
깃들 수는 없는가
먼 산도 안식이요
근처의 방도 쉼터다
오늘마저도 이처럼
둥지에 머물지 않으려는가
푸른 빛을 깨치고
다가오는 어둑함은
또한 하나의 길이다
꼭 걷고 또 걸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멈출 수 없음은
그렇다 해도
이젠 그만
앉아 나아가라
-화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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