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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거목 아래

하이안자 2016. 9. 7. 21:02


 8월 1일







거목 아래



거목이 드리운

그늘의 중심에는

앉을 수가 없었다


가지끝 아래

긴 벤치 맨 끝에

두서너 자락 남기고

앉아서 편하다


너른 들가

강물 가장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은


가리지 않았다는

의미이어왔다

망설임의 경계를

걸어왔다는 뜻이다


주어진 것을

따르는 것을 일컬어

순리라고 하고

거창하게는

천명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적쟎이

하고싶은 일이 있어도

스스로 택하지 않았을 때

가장 좋았다고 기억된다


타고난 것이 그렇다면

하릴없이 순응해야하는 것

수행해온 것이 또한 그렇다면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는 법


다만 해야할 일이라면

만난을 무릅써야 하리니

무언가 밀고 나아가면서

유일하게 보람을 느껴왔다


이 세상에

없을 일은 없다

무엇이든 있을 수 있는

일들이라고 그렇게

여기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그런

일들이 계속 있어왔다면 

분명 아마 천둥이거나

무서운 벼락이었으리라


신화가 아니라도

이야기가 아니라도

원시 대기가 아니라도

매일 언제나 끊임없이

우르렁거리는 하늘도

있었었고 또 있으리니


삶은 그럼에도

변함없는 것  아닌가

그 역시 취택하는 것은

결코 아닌 것을


선택이란 결코

여러번 할 수 없다

단 한번 주어지는 것



              -화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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