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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선언
이제
혹독하고 암울한
겨울은 갔습니다
아아 어쩔 수 없이
세상의 끝에 이르도록
제가 울며 보냈습니다
차마 못할 애련함은
가슴 바닥에서 털어내고
엄숙히 안녕을 고했습니다
차거움과의 인륜도
이제는 끊고
이별해 가지 않으려는
모든 몸짓을
거부하였습니다
이제는 나도 없습니다
오직 가꾸어온 꽃나무를 위해
모두 바치기로 하였습니다
나 없는 나도
할일은 있지만
매달리지는 않으려합니다
하늘의 뜻에 맡깁니다
무아의경지로 오직
지키는 마음만 남았습니다
꽃은 이제
싱싱하게 살아나
나를 잇고 가를 잇고
강건히 나아갈 것입니다
오늘에서 영원으로 나아갈
미래를 위해서 모진 결단을
내려야만 하였습니다
-화 심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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