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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하이안자 2017. 9. 14. 14:26


나의핀에서






문에

들지못하는

슬픔은 컸다


차가운 

불모의 길을 걸어


돌이 끝나는 곳에

발걸음이 닿았지만


그 안쪽과

나 사이에는

 

투명한 장벽이

있었나보다


불이 꺼지고

동터오르는 시가가

아득히 앞에

드러났지만


앞으로는

결코 한 발자국도

딛을 수가 없었다


걸어온 시간은

물론 길고 길었지만

서서 기다린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날들이

균형을 이룰 때까지는


아득한 거리가 아직

그대로 있다


나의 

서 있음이

허용될까


한 순간이면

충분할 것을




        -화 심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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