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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엄연한 자리에서

하이안자 2017. 10. 24. 15:31




  10월 15일




엄연한 자리에서




엄동을 넘는

이 엄연한 순간


손 발까지

따뜻하기를

바란적 없습니다


별만 보는

냉기 속에서


뜨거운 

중심만이라도


보존되기를

오직 원했습니다


거칠고 험한

무위의 거소에서


무엇을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고독한

인고의 어덕에서


헤어나려

몸부림치지도

아니하였습니다


다만

콧부리에

프로펠러 달고


하늘을 향하며

추락하지 않기를

늘 빌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자리에


그냥 이렇게

이토록 섰음도

스스로 놀랐습니다


위에서

우렁우렁

명하시니


어길 수는

없었습니다




        -화 심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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