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조형적 특징

한글의 조형적 특징

        참고/한글의조형적특징

 위의 글에서 한글이 점 선 면의 회화의 기초원리를 바탕으로 한 미술적 원리를

지니고 있다고 하고 이어서 ㅎ 이 이 조형적 원리를 합체한 대표적 예라고 하였

다. 이는 해례본에서 밝히고 있는 천 지 인의 삼재 사상과 상당부분 일치하고 있

어 정밀한 재검토가 요한다

삼재는 원 혹은 점과 평선 그리고 수선으로 이루어졌다 삼재사상의 근원에 대하

여는 논구된 예가 없지만 우리 신화의 삼신사상에서 비롯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삼신 일체 사상은 삼재의근원을 논하는 논리로 손색이 없다 뿐만 아니

라 삼재의 운용에도 무한한 가능성을 부여해줄 수 있다

점은 작게는 점이며 나아가 원이 되고 확대되면 무한 우주가 된다 평선은 면이

되고 확대하면 지상의 땅이 된다 수선은 서있는 선이되고 확대하면 입면체가 된

다. 그러나 그 궁극의 기초는 천이며 천에서 지가 나오고 지에서 인이 나온다

이는 점 선 면을 기초로 입체를 구성하는 조형의 원리와 일치하는 것일 것이다

천은 점과 공간으로 구성되고 이와 인의 변화 공간을 제공한다 상호작용을 지속

하고 있는 것이다. 지는 기초적 질료이며 인은 그 질료로 구성하는 형상이다

삼신일체 사상의 원리에 따라서 천 지 인은 상호 분리되어 존재하는것이 아니며

상호 결합된 것이지만 그 주요 특징이 천 지 인으로 선택적으로 드러날 뿐이다 

자모에 비유하면 모음과 자음 모두 천의 속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이 후에 지의

속성과 인의 속성으로 분화 발전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글자들은

대개 천-지 천-인 지-천 지-인 인-천 인-지 천-천 지-지 인-인 의 형태로 조합하

여 글자를 이룬 것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비유해보면 천이란 현상의 근원을 말하고 지란 현상의 드러남을 의미하며 인이

란 현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한 순간의 선택이다 따라서 무자 형성의 주체인 인이

란 주체인 사람을 지칭하고 그의 선택과 그로 인한 변화상을 지칭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모음이란 천과 지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는 음소이며 자음

이란 천과 인의 상호 작용으로 이루어지는 음소다 '이응'과 '히읗'은 그 중간에 있

는 음소다 '야' '여' 요' '유' '위' '의' '에' '예' '외' 위' 등 복모음들도 역시 그 중간

에 있는 음소다 따라서 엄밀한 자음 모음 구분은 여려운 것이기도하다

구강에 흐르는 성운유기가 전연 자유로운 경우 모음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며

그 때 유기의 밀도가 강해지면서 또는 위치에 따라서 변화가 생겨난다 유기의 밀

도란 유기의 속도와도 연관되는데 기는 발음 기관의 부분적 긴장으로 조성되는

것이다 자음의 경우 그 긴장의 정도가 비교적 강한 것이다 

이와 같은 음운 형상을 그대로 그려낸 것이 한글 자모일 것이다 그러므로 한글의

자모는 제2의 자연이며 사실적 묘사다 형상적 묘사일 뿐 아니라 생성작용의 전

과정 자체를 그려낸 물리적 실험적 표현이다 결과를 보았을 때는 추상적 모습을 

하고 있으므로 또한 추상적 조형이라고 규정할수도 있을 것이다 피카소의 입체파

그림에 유사하고 칸딘스키의 추상적 형상이나 몬드리안의 도상과도 닮았다

                                                          -화 심  하이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