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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에 대하여
가(家)를 강조하는 것은 언뜻 생각하면 개인의 창의를 제어하고 오늘의 개성을 창출하는 데에
불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깊지 못한 사고일 것이다 인류의 모든 삶의
장은 역사적으로 계승 경신되어왔다 역사적이라는 말은 생물학적 전승에 그치치 않고 사람이
연 우주의 길을 따라 걸어왔다는 뜻이다 길을 여는 방식에 따라 모든 역사의 주체들은 나름의
진체를 실현하고 창조하고 확대하는 것일 것이다 진실이 아닌 것은 허상이다 실체가 없는 것
은 허령이다 우리의 어떤 진정한 창조도 이를 벗어나서 이루어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가문이란 단군신화이래로 한국이 열어온 역사를 지탱하는 최소한의 단위다 개인의 삶은 일대
로서 완전히 종결되지만 일생에 남긴 족적은 영원할 수 있다 그 영원함을 담보하는 최소의 영
역이 가라는 것이다 이 가의 정신이 확대되어 나라의 역사가 되고 문화가 되는 것이 아닌가 물
론 어 떤 이의 삶의 성과가 가문 없이도 학파로서 학문으로서 이어질 수 있다 이 두가지를 가장
조화롭게 유지하고 진전시키는 중심 역시 가가 되어야 한다 다만 가문이기주의에 빠진다면 혹
은 가문찬양주의에 기우다면 그 순간에 가의 의미는 왜곡되어 오히려 원뜻에 해가 될것은 스스
로 자명하다
물론 그 가문의 성원들이 꼭 그 가문 종정의 뜻을 계승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왜냐하면 가문
은 선조의 업적을 보존하고 유지하여 널리 알리고 유지하는 것이 기본 역할 이며 그들 스스로
유일하게 계승자역을 수행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보평성을 향해 열려있어야한다는 것이다
일반의 사람들이 동참하고 전승에 참여할 때 가문은 진정 빛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바로
그것을 위해 가문의 전승이 긴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문은 영원히 기다릴 수 있는
힘과 역량이 있어야 할 것이다 가문은 제2의 인간 영원의 생명이다.
그러나 형해화된 가문이라면 그 의미가 반감될 것이다 전승형식은 있는데 내용이 새로이 해석
될 수 없거나 정체된 경우가 그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기념물에 불과할 것이다 전신과 의지 그
리고 그 구현의 과정과 실상이 살이 있도록 하여야할 것이다 가문의 존재와 전승은 정신성을
그 기초로 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하이안자
로스챠일드 가문과 같은 권력과 부를 유지하며 세계질서를 도모하는 물리적
힘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 인 가의 존재이유는 아니다 오히려 인간의 자유의
지에 입각하여 가치를 전승하려는 것이므로 이 점에서 구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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