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한국의 주체적 고급지성의 문제

 

 

 

 

 

 

자기 역사 사상 문명의 성찰-한국의 주체적 고급지성의 문제

 

 

한국 근대사는 서구가치 추수의 역사였다 경제 문화 사상 제 방면에서 전통적 양식은 치명적으로 폄훼되었었다 오늘날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지적 지도력의 공동화 내지 부재현상은 바로 철저한 문명적 자기말살에 기인하는 것일 것이다

 

확고한 가치관의 확신이 결여된 사회는 방탕하게 된다  믿음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근대사 100년을 통하여 자신의 고유한 역사의 맥동과 전통지성이 정체됨의 처철한 해악을 뼈저리게 경험하였다 그 결과는 참담한 것이다  조화의 이념이나 인의의 정신은 민주라는 막연한 이름으로 대체되었고 효의 정신은 합리주의로 대체되면서 지적 식민화가 지속되어온 결과 한국인은 스스로 삶의 가치를 세워나아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된다 근래에 이루어진 행정적 제도적 가족구성형식의 파괴는 그 정점에서 벌어진 일이다  <아무리 바른 심성이 있어도 선왕의 도를 행하지 않으면 구현될 수 없다>는 고전의 믿음은 우리의 삶이 역사적이어야 함을  언명한 것이다   국민의 삶이 자신의 역사정신과 문명의 궤도를 이탈할 때 국가의 위기와 비극은 극에 달한다  한국은 지금 스스로를 이끌어갈 고급지성이 공동화되어 있고 허황된 수사만 난무하고 있는 것은 그 좋은 말들이 역사성을 결여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의 혼란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궤도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합리주의나 개혁 혹은 실용주의란 자신의 역사를 잃어버렸을 때 드러나는 <자포자기>의 한 형식이라는 사실을 엄연히 기억하자   이미 우리 역사와 사상 속에 삶의 지혜와 고급한 지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사상사를 우리의 어법으로 말하지 못하는 것은 진정한 비극이다  현실을 우리 문명으로 재편해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방황의 극치이다  우리 역사와 사서를 균형있게 성찰할 때다

 

 

                                                                                                                      -하이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