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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인간론

하이안자 2015. 4. 2. 01:26









인간론


아직은 바램과

열망이 있으니


인간을 논해볼까

별다른 존재는 아니야

뛰어난 것은 더욱 아니고

매우 열등하지


머리 굴리고 눈 부릅뜨고 

온갖 꾀를  부려도

별로 이루는 게 없어


인간을 말해볼까

난류와 한류가 어울려 섞이는

바다의 심성에는 크게 못미치지


모든 빈 틈을 잠시라도 충만히 채워주는

미풍의 배려에도 아주 못미치지


인간을 평해볼까

늘 남을 업신여기고

나밖에 모르지

어울려 살지 못해


인간을 표현해보려하면

별로 할 말이 없어

결코 아름답지 못하니까


그리하여 사람들은 

지각하지 못하면서도

바람처럼 물처럼

나무처럼 동물처럼

바위처럼 흙처럼

구름처럼 눈처럼

대지처럼 하늘처럼

그렇게 사는 이를

진짜사람이라고 말하지


대개는

제 고치 속에서만 

가두여 살아

 

하나의 열망

허울을 벗고

모든 숨구멍을 연다면

비로소 동인이 되리라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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