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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론
아직은 바램과
열망이 있으니
인간을 논해볼까
별다른 존재는 아니야
뛰어난 것은 더욱 아니고
매우 열등하지
머리 굴리고 눈 부릅뜨고
온갖 꾀를 부려도
별로 이루는 게 없어
인간을 말해볼까
난류와 한류가 어울려 섞이는
바다의 심성에는 크게 못미치지
모든 빈 틈을 잠시라도 충만히 채워주는
미풍의 배려에도 아주 못미치지
인간을 평해볼까
늘 남을 업신여기고
나밖에 모르지
어울려 살지 못해
인간을 표현해보려하면
별로 할 말이 없어
결코 아름답지 못하니까
그리하여 사람들은
지각하지 못하면서도
바람처럼 물처럼
나무처럼 동물처럼
바위처럼 흙처럼
구름처럼 눈처럼
대지처럼 하늘처럼
그렇게 사는 이를
진짜사람이라고 말하지
대개는
제 고치 속에서만
가두여 살아
하나의 열망
허울을 벗고
모든 숨구멍을 연다면
비로소 동인이 되리라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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