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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깊은 전률

하이안자 2015. 4. 12. 11:51









깊은 전률



봄이 아직 

차가운 탓인가

만개한 벗꽃을 보아도

아무런 느낌도 없다


아이의 긴 우환 때문인지

아베에게 격분했던지

시집간 딸아이 걱정돼선지

꽃그늘을 걸으며

덤덤했다


이참에

다짐해 새기노니

깊고 깊은 파동으로

속으로 속으로 파고드는

온몸을 흔드는 전률이 아니거든

쉽게 망동하지 마라


매순간 되새기리니

통렬한 아픔으로

참을 수 없는 격자통으로

살 속에 뼈끝까지

저려오지 않거든

미동도 하지 마라


그만큼 우둔하고

그처럼 굼뜬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딱딱한 차돌이었다가

한순간 부드러운 피부로

온기를 지닐 수 있는 것은

오직 그로 인할 뿐


잘하려 하지 말고

아름다우려 하지 말라

그것은 다만 연연하는

음기 덩어리일 뿐

질체요 물욕일 뿐이다


그것이 

의연한 분노라면

나도 모르게 

내 생명과 영혼을

미친듯이 깨우며

뒤흔들리라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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