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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팽목항의 국화

하이안자 2015. 4. 12. 22:38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86468.html






팽목항의 국화



죽음의 바다에서

새하얀 국화는

속없이 눈부시네


그 찬연한 생명의 빛

어찌하랴 무엇하랴

부표 밑에 아득한 주검들

음울한 슬픔이 아직도

깊이 버려졌는데


이런 때는

제발 빛나지 마라

아름답지도 말아라

생명이 삶이 아니어서

내 조금도 공감해

느끼지도 못하노니


차라리 그 순정의 불꽃마져

어둠 속에 숨도록 하라

명복이 무언가

축원이 대수인가


오직 참아

오열하는 지금이다

그저 나직히 흐느끼며

고독히 조용하고 싶을 뿐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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