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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86468.html
팽목항의 국화
죽음의 바다에서
새하얀 국화는
속없이 눈부시네
그 찬연한 생명의 빛
어찌하랴 무엇하랴
부표 밑에 아득한 주검들
음울한 슬픔이 아직도
깊이 버려졌는데
이런 때는
제발 빛나지 마라
아름답지도 말아라
생명이 삶이 아니어서
내 조금도 공감해
느끼지도 못하노니
차라리 그 순정의 불꽃마져
어둠 속에 숨도록 하라
명복이 무언가
축원이 대수인가
오직 참아
오열하는 지금이다
그저 나직히 흐느끼며
고독히 조용하고 싶을 뿐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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