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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지 않다
난 내가 왜
이상했었나
생각했다
부정해왔던
나의 회고록 속에
두려운 적은 없었다
근심의 심연에 서 있었을 뿐
무서운 일은 없었다
오늘 문득 이제
무엇에도 떨지 않겠다
생각 드는 것은 아마도
속 깊은 곳에 공포가
온 몸의 경계에는 공황이
세포 하나하나에는 참담함이
가득했던 때문일까
아무래도 그것은
전률의 계열은 아니다
다름아닌
미안함과 자책
불만과 답답함
특히는 나의 자화상
태어나 오징어가 된 후
그려지는 추함과
드러나는 흉함과
감출 수 없는 졸렬함
수려하지 못한 필선
그로부터 피어나는
빈 안개이리라
이젠 꾸며 원하는 대로
부정하지 않으리라
아아 결코 떨림이란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명의 경외와
애절한 삶의 진실
깊고 깊은 인정
자상한 배려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아름다운 현상이다
내 그럴 자격이 있을까
지금 떨지 않겠다는 것은
다만 무엇에든 당당히
또는 아무생각없이 그대로
맞서겠다는 깨달음이다
난 원래 그랬다
팔자눈썹
아무런 결의도
필요없다는 것
아마에 싸리비 끝이 박혀들고
코에 구멍뚤려 젖이 쿨럭이며 새고
양쪽 관자놀이 세포가 비녀에 으깨질 때
그 순간도 아무 느낌이 없었다
다만 내 운명의 반이 지어지고 있었다
수건잠바가 던져지고
차가운 눈빛속에 산 근 40년은
마지막 목조름이었다
그런데도 살았더니
모든 물줄기가 내내 막히고 있었다
그래도 안된다는 것을 안 것은
최근의 일이다
막자에 으깬
하지감자의 미각과 함께
내게 지상명령이 있었다
그래선지 어둑해지면 방에 가득
공간에 가득히 반짝이던 빛의
알갱이가 있었다
그 망각의 겹친 층위가 갑자기 살아나
나의 부활을 권하는 지금
젖비린내 속에 바라보던 황혼을 생각하며
아하 하는 필링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지금이다라는 것이다
모든 빛은 원점에서만 살아날 수 있고
시작될 수 있다는 명령이었다
이제 없는 불안에 휘말리지 않겠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경건히
계승해 피울때가 되었으니까
내가 좋아하던 비구름 색에
은은히 붉은 빛이 감돈 뜻을
이제야 이해한다
아직도 모를 것은
3....9....3...1....0
처음이자
단 하나의
결단이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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