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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긴 세월도
무엇도
그 아무도
어떤 세월이거나
아무리 긴 시간조차도
나의 질체를 흩어
무산하지 못하리니
미풍에 바람으로 날릴지라도
그리고 그 후일지라도 영원히
결단코 늘 그러하리라
빛과 그림자로 하루를 넘기며
고통과 인내로 여러 해를 보내고
발목까지 빠져드는 행로를 걸어도
빛은 짙은 암흑 속에 더 빛나고
힘은 기구한 좌절 속에 강화되는 것
그렇게 긴 동안을 잠자던 심신이
다시 일어서는 하늘은 어느덧 기울어
검고 붉고 희고 푸르름이 엉기어
석양빛에 빛났다 그러나 전연
삶이 퇴락하고 있다고는 느낄 수 없다
시공이 더 쌓여가도 죽 그럴 것이다
시간이 문제가 아니므로
조만이 문제가 아니므로
찬란한 빛을
창조할 수는 없다
빛은 부르고 모으거나
따라오라는 하늘의 명이다
그럴 수 있다면
이미 완벽한 것
어둠은 빛을 밝히는 등불이다
누구에게나 천명이 있지만
알지 못했던 자여
그 이상 비극은 없다
꿈결같은 희미한 안개 속에서
아련히 있어온 빛을 회상함이여
그것 만으로도 기쁘고
그것이 변함없는 것임에
그만큼 더 든든하다
처음 피부로 느끼는
오늘의 내음을 기록한다
그간의 모든 사단들이
오늘을 위한 것임을
한번에 맡았다
신념으로 살아야하는 것임을
그리며 살아야 하는 것임을
그리고 그 스스로 이미 충분한 것임을
그 나머지는
나의 영역이 아니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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