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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아무리 긴 세월도

하이안자 2015. 4. 26. 02:57


아무리 긴 세월도



무엇도 

그 아무도


어떤 세월이거나

아무리 긴 시간조차도


나의 질체를 흩어

무산하지 못하리니


미풍에 바람으로 날릴지라도

그리고 그 후일지라도 영원히

결단코 늘 그러하리라


빛과 그림자로 하루를 넘기며

고통과 인내로 여러 해를 보내고

발목까지 빠져드는 행로를 걸어도

빛은 짙은 암흑 속에 더 빛나고

힘은 기구한 좌절 속에 강화되는 것


그렇게 긴 동안을 잠자던 심신이

다시 일어서는 하늘은 어느덧 기울어

검고 붉고 희고 푸르름이 엉기어

석양빛에 빛났다 그러나 전연

삶이 퇴락하고 있다고는 느낄 수 없다

시공이 더 쌓여가도 죽 그럴 것이다 


시간이 문제가 아니므로

조만이 문제가 아니므로


찬란한 빛을 

창조할 수는 없다

빛은 부르고 모으거나

따라오라는 하늘의 명이다


그럴 수 있다면 

이미 완벽한 것


어둠은 빛을 밝히는 등불이다

누구에게나 천명이 있지만

알지 못했던 자여 

그 이상 비극은 없다


꿈결같은 희미한 안개 속에서

아련히 있어온 빛을 회상함이여 

그것 만으로도 기쁘고

그것이 변함없는 것임에

그만큼 더 든든하다


처음 피부로 느끼는

오늘의 내음을 기록한다


그간의 모든 사단들이

오늘을 위한 것임을

한번에 맡았다


신념으로 살아야하는 것임을

그리며 살아야 하는 것임을

그리고 그 스스로 이미 충분한 것임을


그 나머지는

나의 영역이 아니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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