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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자아
자아란
흔들리며 나아가는 존재다
무너지고 부서질 리스크가
늘 함께하는 연합체다
이미 그동안의 스스로가
모두 파괴되었다면
아니면 거의 무너졌다면
그는 어떻게 되는가
그것이 무언지 모르지만
새로운 다른 싹이 날 것이다
생명의 힘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은 살아감의 문제다
우리에게는 상시
개인적인 초극이 필요하지만
거창한 역사인들 다르지 않다
아침 잠에서 깨었을 때
나는 나에게 이미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너무도 긴 피폭과 무너짐 속에
지내왔음을 알았다
과연 나는 가루되어
아무것도 없는가
한 순간 물었다
그렇다
거의 하나도
남은 것이 없었다
오직 숨쉬는 나 뿐이었다
그럼 끝인가
또 한번 물었다
그래 끝이었다
분명 끝임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었다
명백하고 엄연한
클로징 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나서서
스스로를 더 부수자
알갱이 하나도 남지 않도록
철저하고 완전하게 그동안을 파괴하자
모든 원기의 힘에
모두다 맡기고
사라지는 마음
없는 의지로
고요히 서보자
회한과 무지와
안타까움의 눈물방울 가운데로
찬란한 별빛이 들 때 까지
난 그 새로움 여정에서
긴 파람 오랜 세월마져
다시 느끼고 싶다
우리의 사라져가는
오백년의 한 마저도
그 안에서 새로이
얼굴을 드러내리니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거품속에서
깊은 속내에 숨어 있던
원 싹이 돋아나리니
오랜 소망만이 역시
모든 힘임을
확인해보리니
-화심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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