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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 대하여
내 생에 최초의 기억은
문살에 비친 은은한 황혼빛이었다
두번째는 방 허공에 명멸하는
작은 빛들의 알갱이였다
이마가 아직 무른 때였지만
그 기억은 뚜렷하고 맑다
아무런 자아는 없었다
다만 나를 보아주던 누나가
어른의 꾸짖는 목소리에
놀라는 몸짓에 나도놀랐다
불그스레한 색조가
창호지를 물들인 오후였다
나는 가을이었다고 알고 있고
바쁜 일철이라서 그랬음을
또렷이 느꼈었다
그 당시의 무구하고
밝고 분명했던 사념으로
돌아가고 싶다
너추골의 추억은 이어진다
아버님이 막자사발에
하지감자를 으깨어서
떠먹여주시던 맛이 생각난다
모두가 빛나는 기억이다
그 빛을 회복하고 싶다
어슴프레하면서도
밝았던 방의 회한이다
왜 이 느즈막에 늘
회상되는가
(...배실의 추억은 느티나무
정자 풍장 아이들 대패 등
인데 특히 아이들의 노래
가 귓가에 감돈다 리듬을
타고 반복되던 '미러배기'
그에 대해서는 별다른 느
낌은 전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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