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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가지
마른 가지에 꽃이 피었다면
이미 마른 가지가 아니다
마르고 마르고 마르다가
겨우 말라비틀어지지 못한 가지
오직 가지의 중심에 가느다란
생명의 결만 남아있을 때
그 때라도 봄이 온다면
가지는 부활할 수 있으리라
마지막 숨결이 아직은
남아 있을 그 때라면
피부가 마르고
속살마져 시들어
건조함이 중심을 향할 때도
생명의 영광을 잊지않는다
아름답기 때문이다
뼈마저 말라가는 그 순간에야
비로소 알았다 서 있음이 얼마나
위대한 일이며 사변인지를
꼿꼿이 서 있음이여
의연하게 버티어 있음이여
조금도 굽지 않음이여
전신이 거의 다 마르고
중심에서부터는 어떤
물소리도 들을 수 없을 순간에도
만일 아직 숨결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생명의 희망이며 빛이다
모두가 늘 그렇게 살지 않는가
지금 우리는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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