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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몸으로만 말하라
애초부터
찬란한 빛 보다는
석양이 맘에 들었고
저녁무렵 어둠속의
작은 반짝임이 좋았다
아마 분명 그래서리라
밝은 지혜 갖추지 못했고
지략과 지모는 아예 없었다
아마 지금도
꼭 그러리라
앞 뒤 좌 우를
살피지 못함이여
짐승의 소리
우렁우렁하듯이
나오는 대로 살았음이여
씨앗은 터져 싹트지만
기다리지 못하면 틀 수 없나니
오래 묵고 묵은 묘상에
마르고 마른 토양에
아직도 기다리고 있을까
따뜻한 온기와 촉촉함을
회한을 다하고
상실의 계절이 다가오는
이 순간에 생명의 모든 징후는
종말을 고하려하는구나
끝으로 이젠
육신이여 스스로 말하라
공부는 부족하고
생각도 일없고
탐구도 쓸데없고
신념마져 위험하다
꿈결따라 화생했던
아득한 몸뿐이다
이제는 다만 오직
모든 시간을 응결하여
신체의 언어로만 말하라
-화 심
Alexei Anto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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