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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함께
찬연한 서기와
함께 태어났으나
은은한 석양과
어둑한 방안의
점멸하는 반짝임으로
시작한 삶은 혼돈이었다
뜨거운 고열의 고비를 넘기고
한동안 내내 밝음을 잃었지만
육신에 각인된 여러 가지
색광의 흔적은 여전하리라
어둠의 맨 끝에서서
빛을 그리는 까닭이
원초적인 것이었나니
광선의 뿌리는
불멸인 것을 이제 알겠다
아아 그러나 믿을 수 없구나
평생 빛과 함께 하였음을
이해할 수가 없구나
두 눈이 아직 반짝이고
피부의 밝음 색조가 조금은 남아
그 여운을 증명하려는가
너의 파동과 알갱이가
아직도 내안에서 울리고 있는가
오직 이제
그 물음으로 생을
영위하고자 하노니
응답을 바라노라고
혹 내가 요구할 수 있을까
돌아와 현신하라고
그대의 주인으로서
그동안의 시간의 무게로
이어온 인내의 크기로
엄히 명하여 지시하노니
-화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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