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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코스모스

하이안자 2016. 9. 22. 12:48


 9월 15일







코스모스



여린 꽃이 

이토록 곱고 향기로운 것은

청신한 가을 기운 때문이리라


코스모스 즐비한 들에서는

어찌 한순간인들 부끄러운

생각을 할 수 있으랴


나약한 몸으로

지나간 열기를 추억하고

스쳐간 풍우를 마음에 거두고서

쇄신의 신념으로 이 땅에 섰으니

투명한 하늘과 흰구름을 배웠다


이 우아한 풍격앞에서는

한치인들 어긋난 발걸음으로

차마 비틀거릴 수 있을까


모든 초목들이 물기를 거두고

황급히 겨울채비 하는 시간에 

여유를 남기며 모든 생명의 공간에

꽃피울 수 있음을 과시하나니

더없는 용기의 피어남이다

무욕의 만만함이다


매화 같은 고결함은 없다

국화같은 무성함도 없다

상록수 같은 의지도 없다


그러나 부드러우면서도

참을 수 없는  아름다움은

분명 이 계절의 사자이며

미학을 깨우치는 선구자다

차라리 신비하다고 하리라



             -화 심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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