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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해
나무
등걸은
물에 밀려온
잔해가 아니다
생명의 끝에
버려진 하찮은
한 조각이 아니다
찬란하고
영광이었을 생애
그 엄연한 기록이다
절절한
사연으로 가득한
충실함의 자취다
향기 사라진
향나무이거나
싱그러움을
잃어버린
슬픔이거나
죽음의
결정이 아니다
영원한 의지다
깊고 깊은 의미다
시간을 딛고
공간에 세워진
영원의
성이다
불후의
나라이며
제국이다
꼭
기억하려
애쓰거나
보존하려고
각고할
필요도 없다
스스로
존재의
엄연함
자체이므로
-화 심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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