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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늘 비가 내렸습니다

하이안자 2018. 10. 17. 05:29



Я так люблю тебя.




늘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내렸습니다


빛이

흐려지고


가슴이

답답하고


꼭 

그랬습니다


화창한 날은 

넓고 빈 방처럼


많이 낯설고

불편했습니다


비오는 날들은

소슬하고 적막하며

은근히 추웠습니다


구름으로

어둑한 매일은


사실

캄캄한 어둠만 

못했습니다


차라리

냉혹한 추위가

나았습니다


나를

전인적으로

짓눌러 오는


바로 그런 

꺼림과 분노와

증오의 기운이


생명의 

소중한 

덩어리를


흩어져

유출되게 하고

있었습니다


그간의 생애

시간의 정체

삶의 흐름이

그랬습니다


그래도

많은 이들이


그런 가운데

애써 살고 

있을 거라고


믿으며

걸었습니다


발목을 

적시면서...


마지막 장

찢어야 열리는

가는 틈사귀


작디 작은

빛을 우러릅니다



<자아 행장록>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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