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재 주련

남명 조식선생 산천재 방문기

 

학사 학인들과 산천재를 방문하였다 덕천서원 사당을 지나 

거닐으니 선생의 천품을 뵙는듯 하였다 산천재 주련을 읽으

니

 

봄 산 아래에는 아직 방초 없으니

다만 천왕봉 가까이 자미원을 아끼나니 

백수로 귀향하니 무엇을 먹을까

십리 은하수 마음껏 마시네

 

귀절마다 신선했다

처음에는 그리 절실히 마음에 닿지는 않는 듯 하였다 그러나

이어서 남강천 화림동에 들어 농월정 동호정 거연정을 살피면서

그 맑은 물을 바라보았을 때 비로소 주련의 의미가 새로이 살아났다

화림동이면 바로 상제의 거소 하늘의 궁전 자미원(紫微垣)이 아닌가

돌아와 잠시 눈을 감고 쉬려니 꿈인듯 생시인듯 화림동 계곡 물이 보이더니

많은 물고기가 헤엄지고 나는 그 가운데 어울려 하늘로 오르고 있었다

은하의 길이었다 공기처럼 숨쉬는 은하였다 자유롭게 유영하는 은하였다

지리산 청왕봉은 과연 하늘의 매개 포탈이었다 지나며 산세를 보아도 높은

상봉에서 평지까지 절박한 곳이 없었다 순순히 지상에 이어지는 봉우리들과

그에 따라 강림하는 하늘이다 오직 맑은 기운으로 유동하는 세계이며

생명의 세계다

 

 

 

남명南冥 조식曺植의 산천재山天齋에서

 

[함양여행] 거연정, 화림동 계곡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

 

경남 함양 화림동계곡과 선비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