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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신작시]‘그 풀’
그 풀의
그늘에 들어 쉬네
네가 날려 보낸
편지 속의 작은 새
아직 따뜻한 체온으로
그 그늘 덥히고 있네
가지런한 손등에서
언제나 발돋움으로 서 있던 광택
그 그늘 밝히고 있네
때론 먼 바다 보길도쯤에서 담아온
푸른 파도 한 보자기 풀어 놓고 있네
내 핏줄에 흐르고 있는
서늘함
그 풀의 그늘에 들어 쉬네.
-문효치 시 ‘그 풀’
시집 ‘계백의 칼’(연인M&B) 수록
풀 한 포기에 소우주가 깃들어 있다. 빛과 그늘, 시원한 바다, 그리고 따스한 생명까지…. 그 풀에서 평온과 안식을 느낀다면, 풀 한 포기가 커다란 숲에 뒤질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작은 사물에 감응하는 능력, 그것이 진정한 즐거움이며 생의 공력임을 일깨워 주는 시, 그 ‘풀’.
<한윤정기자>
생명의 향연
인생은 어느 것이든 생명의 향연이다
편안할 때나 힘들 때나 생명은 쉼이없다
싱싱하게 펼쳐진 야생들과 숲은
바로 그 생명의 발현을 또 그 환희를
가장 잘 드러내는 하나의 성소일 것이다
우린 삶의 좌절에 부딪을 때
추억한다 싱싱한 생명의 성소를
나아가 생명을 나누던 나의 벗을 동반자를...
생명은 사실 생명과의 만남으로 비로소
빛을 발하고 또한 그 생명의 요람에 서서야
비로소 편안하고 안락하다
생명을 주는 성소는
가슴이 통하는
그곳에서 성립하는 것이므로
시인은 편지를 그린다
그편지가 전하는
해원의 생명내음을
그린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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