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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신작시]‘바깥에게’

기사입력

2008-09-28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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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헤어지고 나는 다시 안이다 아니다

꽃도 피지 않고 죽은 나무나 무성한

무서운 경계로 간다 정거장도 없다

꽃다발처럼 다글다글 수십개 얼굴을 달고 거기

개들이 어슬렁거린다 그 얼굴 하날 꺾어

내 얼굴 반대편에 붙인다 안이 아니다

내 몸에서 뒤통수가 사라진다 얼굴과 얼굴의

앞과 앞의 무서운 경계가 내 몸에 그어진다

너와 헤어지고 나는 무서워진다

너를 죽이면 나는 네가 될 수 있는가

모든 안은 다시 바깥이 될 수 있는가

-김근 시 ‘바깥에게’

시집 ‘구름극장에서 만나요’(창비) 수록

 

 

 

별리에 대해

 

젊은 시절의 이별이

뼈아픈 것은

아름다운 감성이

격하게 숨쉬기 때문이다

마음이 곱기 때문이다

 

그 혼절할 슬픔을

이겨내는 길은

내 얼굴의 안팍을

넘나드는

환타지 뿐일 것이다

죽음의 상념뿐이다

 

우린 이 이후로도

수많은 고난을 걸어야하니

이 해리의 슬픔은

좋은 선험일 수 있음을

나중에 알리라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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