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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의 일상
리히덴 슈타인의
그림처럼
깨어있는 도시는
한 밤에는 말이 없다
어둠의 침묵 깊은 천지에서
이방 저방을 오가며
공간을 닫지못하는 날
그 불면이 이어지는 것은 왜인가
딱히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다
꼭
어떤 할 일이 있지도 않다
연못을 유영하는 물고기처럼
서 있는 정원의 수목처럼
산정의 검은 바위처럼
그저 존재를 즐기는 건가
아니면
그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아마도
너무 찬란한 이 생명과
이 순간의 삶이 더없이
거시기하기 때문일 것이다
편안히 잠들기에는
지극히 경이로운
이 공간의 누림이
한없이 머시기 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순간엔
푸른하늘을 보며
맑은 물을 바라보며
무한히 낯선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때도 있다
나 스스로를 돌아보아도
끝없이 타인 같을 경우도 있다
우린 그 순간에
아마도 전연 새로운 존재로
재편성되는 것일 것이다
우린 어차어피
콤플렉스 시스템의 일원이다
바람따라 구름따라
얼마든지 변환할 수 있는
조직의 한 중심에 있다
사람 맘이
원래 그런거 아닌가
고요한 밤은
자연의 화생을 이룬다
맹자말씀대로
샘물처럼
기가 고이는 순간이므로
그럼에도
그 스스로 이루어짐에
나를 통째로 맡길수 없는
강열한 아집으로
잠못이루는 건가
스스로 묻는 한밤이다
나도 안다
그저 편안히 잠드는 것이
차라리 어시기 하다는 사실은...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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