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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불면의 일상

하이안자 2008. 12. 12. 03:45

 

]

 

 

 

 

 

불면의 일상

 

 

 

리히덴 슈타인의

그림처럼

 

깨어있는 도시는

한 밤에는 말이 없다

 

어둠의 침묵 깊은 천지에서

이방 저방을 오가며

공간을 닫지못하는 날

그 불면이 이어지는 것은 왜인가

 

딱히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다

어떤 할 일이 있지도 않다

 

연못을 유영하는 물고기처럼

서 있는 정원의 수목처럼

산정의 검은 바위처럼

그저 존재를 즐기는 건가

 

아니면

그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아마도

너무 찬란한 이 생명과

이 순간의 삶이 더없이

거시기하기 때문일 것이다

 

편안히 잠들기에는

지극히 경이로운

이 공간의 누림이

한없이 머시기 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순간엔

푸른하늘을 보며

맑은 물을 바라보며

무한히 낯선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때도 있다

 

나 스스로를 돌아보아도

끝없이 타인 같을 경우도 있다

 

우린 그 순간에

아마도 전연 새로운 존재로

재편성되는 것일 것이다

 

우린 어차어피

콤플렉스 시스템의 일원이다

바람따라 구름따라

얼마든지 변환할 수 있는

조직의 한 중심에 있다

사람 맘이

원래 그런거 아닌가

 

고요한 밤은

자연의 화생을 이룬다

맹자말씀대로

샘물처럼

기가 고이는 순간이므로

 

그럼에도

그 스스로 이루어짐에

나를 통째로 맡길수 없는

강열한 아집으로

잠못이루는 건가

스스로 묻는 한밤이다

 

나도 안다

그저 편안히 잠드는 것이

차라리 어시기 하다는 사실은...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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