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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론
물어린
공간
인간
애련의 밀사여
밤에서 밤으로
순간으로 이어지며
성좌같은
빛을 구하여
한 점으로 명멸하는
순간의 사자여
우린 이렇게
뒹굴다가
반짝이다가
드디어는
한마디 말로
영원의
침묵에 묻힌다
얇은
막어린
육신
인간
영원한 전령이여
백만년을 달려와
여기에 전하노니
산자의 글
사자의 서
모두 같이
간직하고
둥근덩어리
지모신의 몸에
지엄한 역사
그 명을
새기나니
백년 손님으로
천명의 백성으로
약하디 약한 몸으로도
장구한 힘과
더없는 미학을
꿈꾸는
경이의
유기체여
나 그
놀라운 체제의
한 몸임을 기뻐하며
기꺼이
애련의 밀사
순간의 사자
영원한 전령
되리니
하늘 아래
그런대로
이토록 아직은
청명한 호흡에
무슨 유감
가지랴
오늘 아침엔
일찍 깨어
기침하는 아내의
목소리들었다
병원에 다녀왔다고
등침놓아 달라고
새벽에 졸랐다
(나도 실은 어제
내과에 갔다왔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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