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에 서서

  


끝에서서 
 

시작이 있고 끝이 있어
삶은 스스로 영화롭다
시작만 있다면
끝만 있다면
얼마나 삭막할 것인가
사물의 시종은
애환의 근원이지만
그것이 어떤 것이든
우린 희노애락을 누린다
절망의 나락이든
대망의 빛이든
시작되고 마치는 곳에
모든 비밀이 성스럽게
자리를 잡는다
싹트고
열매를 맺지못하는
곡식은 없다
비록 그것이
실하지 못하더라도
낱알은 익는다
바로 가을의 끝이다
고상한 이념은
우환으로 영위된다
우아한 성취는
두려움으로 가능하다
성인의 말씀이
틀린적 있던가
새삼 묻는다
한숨으로
         -haianja the haianist -
 


 
 
 
편지지출처: 노을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