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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서재에서 서가에 늘어선 책들이 더없이 고요한 정적이다 어둠에 어린 빛그늘 속에 봉화 끝처럼 유영하는 먼지의 언어는 침묵이다 펼치치 못한 책들은 이미 커다란 불만은 거의 없어보인다 그 불후한 문자들이 이제 함께 쉬려는가 밝게 얼굴비치던 금장의 환한 미소도 반들거리던 페이지마다 풍기던 은은한 향내도 고요히 갈피 속에 누웠다 관절 아프도록 묶어 나른 책들이다 어깨 아프도록 정리했던 책들이다 행상처럼 큰 가방에 메어 들인 책들이다 그들이 오래 내 안에서 농성중이다 -haianja the haia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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