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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언덕을 넘어서서

하이안자 2009. 2. 8. 10:15

 

Georgia O'Keeffe

 

 

 

 

 

 

언덕을 넘어서서

 

 

 

 

삼엄하게

늘어선

100개의 고갯마루는

높았다 99개의 언덕은

찬바람 불었다

 

그 힘겨웠던

한 순간 가파름을

어느덧 한고비

넘겨 넘었구나

 

그 동안에도

더운 심장은 여전하고

넉넉했던 젊은 시절의

애환의 주머니는

아직까지도 최소한의

필요한 여유를 함축한다

 

 

길게 늘어선 고갯길

100리 까지는 갈만했다

200리 까지는 참을만 했다

 

우린 멀리 

펼쳐진 길 앞에서도

감히 넋을 잃고

주저앉지 않았구나

 

이유없이 불타올랐던

소싯적의 꿈은 그대로

아직도 그대로 높이

걸려있어 창공에

빛나는 구나

 

 

지난 겨울은

나에게만은 몹시 추웠다

요즘 겨울이 따뜻하다고

했지만 아니었다

 

그 냉냉함

속을 한없이

움츠리고 걸으면서도

네 눈빛은

촛점을 잃지 않고

응시해주었다

 

네 발걸음은

그래도 여전히

흔들림 속에서도

비틀대지 않았다

 

 

어느덧 파래진

하늘을 바라보며

회색빛 눈보라를

생각하며 스스로 

그런대로 잘했다고

되뇌인다

 

실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면 됐다

우리 더 무엇을 바라고

과욕부릴 필요 있을까

바로 선현들의 

지나감의 철리다

그 미학이다

 

이제 물이라도 좋고

불이라도 좋다

물이먼저라도

불이 먼저라도 좋다

담담히 건널터이니

 

 

 

 

 

 

             -haianja the haianist-

 

 

 

 

 

 

 

 

 

 

편지지출처:노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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