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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있어 야성의 문제 -克己
그동안 사람의 문명사는 야성극복의 역사인 것으로 논해온 것이 보통이었다
문명의 역사란 무엇인가 가치와 의미를 창조한 자부심 넘치는 역사라고 자신
을 평가한 말일 것이다 역사학자 부르크할트가 문화사를 서술하기 이전에도
이미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생각해 온 것이 동서양 사상의 공통점이었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따라서 고상하고 고아한 그 무엇을 창조하였다고 보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야성이란 인간의 본질성이기도 하다 인간의 기초적 조건의 하나라는
그 생각이 역시 존재해 왔다 문질빈빈(文質彬彬)이라는 말이라든가 공자의
제자중에 선배들이 예악(禮樂)에 야인(野人) 같았다는 말 등은 다듬어지지
아니한 소박한 본질이 또한 중요한 것임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문제는 야성
이라는 야(野)의 의미에는 인간의 소박한 본질을 나타내는 것과 생물 일반
의 거친 혹은 난폭한 성향을 표현하는 이중적인 뜻이 있다는 점이다
과연 사람의 소박한본질이라는 차원의 야성은 의미가 있고 생물일반의 포악
함의 차원은 무의미한 것인가 하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당연히 이 양자는
구분되어야 하고 소박함을 벗어난 야성은 순치되어야 하는 것임을 당연한 것
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그 야성의 존재 자체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점도 또한
명백한 사실일 것이다
순치되지 못한 야성은 스스로를 해칠 뿐 아니라 당연히 불특정 대상을 해롭게
하는 것이므로 절제되어야 하고 이를 절제해온 것이 문명의 역사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절제 과정에서 감정의 순화라든가 새로운 사고와 발상 그리고
창의적 행동이 가능하였으므로 문명이란 야성의 극복의 역사라고 보는 것은
역시 온당한 것일 것이다
현대사회는 그러나 야성적 본질의 드러남이 어느정도 용인되어야 한다는 흐름
이 나타나 있다 예컨대 자유로운 감정의 중요성이 강조된다든다 몸의 요구와
바램이 정당하다는 생각 등이그것이다 이에는 오랜인류사의 원칙을 백지화하
게될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다 야성의 인정이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
이다 개성은 중요하고 감정은 소중하지만 야성 일반의 드러남을 정당화할 수
는 없을 것이다
야성은 그러나 간단히 통제되거나 순치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명의 존립과
연관해서 도저히 소멸될 수 없는 욕구로서 야성은 여전히 존속되기 때문이다
생물일반의 야성의 좌절과 연관하여 이를 극복하는 것이 결국 야성의 성향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그 극복의 길은 일정한도의 야성의 성
취와 또한 일정한도의 절제가 병행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자
의 극기복례라는 명제가 여전히 유용하다
야성의 성취와 극기는 그러나 완전한 균형을 이루기 어려운 것이므로 극기의
영역은 커지고 성취의 영역은 축소될 가능성이있고 사람들은 이에 반발할 수
있다 이 양자균형에 대한 반발의 가능성이 극기의 최대 문제이다 이러한 반
발적 상황은 피할 수 없으며 이를 새로운 차원에서 해소하고자 하는 것이 수
행공부이다 물론 종교적수행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유일한 관건은 아니다 그
러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성찰적 문화적 수행이 필요하다 이를 반성적인
수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인 수신(修身)이라는 말이 그것이다
반성적 사색을 통해서 반성적 행동을 일으키고 이를 승화하여 문화적 장을 조
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문화적 장을 전통적으로 예(禮)라고 불러 왔다 바로
극기의 내용이 반성과 예라는 말이 된다 극기와복례가 분리될 수 없는 이유이
다 이는 성찰하는 삶과 문화적 행동을 추구함으로써 야성과 또한 그 반대의
구조와 형식의 구속으로부터 자유의여지를 확대해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의
미한다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공자의 극기복례(克己復禮)와 증자의 삼성오신(三省吾身)의 중요성
을 거듭 생각하게 된다 건강한 행복을 위해서다
-haianja the haia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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