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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Rim Lee 2007
겨울나무
변동하는 직선
흔들리며
자라 오르던 나무들은
잠시 멈추어 섰다
자란 키가
작은 나무는
작은대로
큰 나무는
큰대로
가을 지난 겨울의 나무
낙엽과 함께 한 계절을
그윽히 추억하면서
그렇게 넘고 있다
굳어가는 계선 안에
거친 숨결 가두고
너무 뛰었던 가슴 쓸며
한 연륜 지나는 것
둥근 원으로 돌아온
시공은 그러나 결코
정지한 것은 아니다
무한한 나선의 파동이
심원을 흔들며 퍼져나가
빙글빙글 돌며 여전히
상승하고자 한다
참으로 뜨거웠던
열기넘치던 때는 이미
대쪽 위에서 하나의
사실로 화하였다
진정 실한 것들은
메모로 남는 법이다
아마 이 때 쯤 되면
우리는 단지 기호만으로도
의미를 체현해야 하리라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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