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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 지는 오후
저물어가는 시간
은은한 빛을 느껴본다
어둑함이 깔리며
마음도 고요히 내려 앉는다
얼마만에 맛보는 적조함인가
얼마나 얼마나 편안한가
차들의 질주음마저
아득히 멀리서 들리는 듯
모든 소음마저 가슴에 안겨온다
우리들 격랑의 시간 속에서
그 이음매의 틈을 비집고 이리도
안온한 공간을 이룰 수 있다니
문득 세상이 새로이 경이롭다
우리들 일생이 이렇게
오늘 늦은 오후처럼
그렇게 나아갈 수 있다면
오오 생기 넘치리라
이 단 한 순간
이 평온함은 얼마만에
얼마나 얼마나 찬란한가
어둠 속에서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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