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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공간의 언어

하이안자 2011. 5. 25. 02:45

 

 

Hans Hofmann 1949

 

 

 

축복을 위한 고사

            :공간의 언어

 

 

 

10년 20년 30년

깊어온 상흔은

어느새 한몸 되었습니다

 

축복은 아직도

길이 이어집니다

 

우리들의 눈에 빛이

반짝이는 한

언제까지라도

이 삶은 아름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매일이

영롱할 수 있도록

생생히 살아 있음이

싱싱할 수 있도록

모든 사이마다에

아득히 넓은 찬 공간을

기꺼이 거느리기로 해요

 

우리의 열십자 영역이

무한 자유롭도록

아득한 영겁의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틈을

허용해요

 

나뉜 존재의 사이의 숙명

공간은 정말 공간입니다

 

텅 빈 허공에 둘 것이 없다면

그 빈 거대한 자리를

그대로 인정해요

 

이미 강을 건넌지 오래입니다

이 땅과 저 땅이 그리 먼지는

아마도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제는 텅빈 공간을 차라리

여유라고 부르겠습니다

 

초저온의 격벽은 아마도 밴드처럼

편안함을 줄 것입니다 상시

서성이던 가족들을 그런대로

안주하게 할 것입니다

 

이 생생한 삶의 현장에서

한 순간 그대로 이 영원의 거리를

새롭게 찬미할 수 있도록 해요

 

긴 대못이 힘없이 빠지고

출혈이 한 순간에 멈추고

불같던 열도 식어

모든 세포들도 일어서며

놀랍게 소생할 것입니다

 

말들이 이미 의미없는 영역에

있어왔습니다 이제는 단 한마디

도저히 못알아들을 수 없는

최후의 언어가 오직 필요합니다

 

진실을 능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뼈에 새겨 미립자에 날립니다

오직 이 알갱이들만이

빛이되고 생명이 될 것입니다

 

이젠 그 적막함 속에서

탈언어의 감성으로만

기다리며 마주할 것입니다

모두 함께 생명을 누리기

위함입니다  기도하는 마음

오직 그것입니다

 

공간엔 원래

생명이 가득합니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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