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론
인생은
하나의 나무토막
조각을 기다리는
자료일 뿐
이일분수는
제물론의 한 형식이며
요순 무위정치는
자연론의 극치이다
시경의 싯귀들과
주역의 음양론이
다른 것이랴
빛으로 사물을 보고
그 색깔을 안다
암흑으로 사상과 부딛고
그 실함을 안다
허공으로 바람을
바람으로 허공을 느낀다
출렁이는 마음의 자락에서
거대한 심령의 대지를 감촉한다
옳지못한 부모는 없듯이
정당하지 않은 삶이란 없다
당당하다는 것은 그런 것일 것
모든 애착이란 아름다운 것
모든 무관심은 위대한 것
소소하려는 삶을 경시하지 말라
대대하려는 삶을 멸시하지 말라
다만 사유할 뿐
기필하지는 말라
다만 견지할 뿐
고집하지는 말라
그러나 우린 공허한 곳에
뿌리 내릴 수 없으니
그대 근육을 신뢰하라 br>
부드러운 육질을
- 하이안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