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면 심 야
깊고 깊은 밤이면
난 어김없이 깨어난다
세상에 무엇이 아쉬워
밤의 모습을 보려는 건가
적막함의 매력에 홀린건가
그렇다 분명
홀린 것이다
나 스스로의 속과
우주의 일부가 되는
한 밤이 아닌가
비스듬히 누워
손가락으로 문자를 써본다
줄곳 관심을 가지게 된
새로운 한글문자를 위해
연구하는 거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잠들 때도 있었다
난 고요함이 그저 좋다
자유로운 것이라서
아무런 방해가 없어서
나의 사사로움을
즐길 수 있어서다
이 사사로움이 무에
허물이야 되겠으랴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이런 순간은 정말
서실은 슬픈 것이다
왜 편안히 잠들지 못하는가를
생각하지 않을 뿐
내 포근한 안식처에서도
숙면하지못해온 이 세월들은
과연 무언가를 의미할 수 있는가
난 정말 별로라고 생각한다
다만 난
편안하고 싶을 뿐이다
오직 그뿐이다
-하이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