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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로
길들은 모두 저만치
달아나고 있었다
지인 친구 동료 학생
가족까지 많은
사람들을 태운 자동차들은
더 빨리 사라졌다
죽음에 이를 땡볕이
세상을 달구면서
두개 뿐인 다리는
열기로 시들어간다
도망가는 길가에서
사라지는 차를 바라보며
나는 서있고 싶지는 않다
천년의 지자들이 모두
머무름을 강조하였다해도
난 서있지 않겠다
그대는 고독한가
이 질문은 나에게는 의미가 없다
모래알이 날리는 정도의 것일 뿐
고독하지 않고자 해본 적이 없다
그대는 행복한가
이 역시 지나는 바람같은
언어일 뿐이다
행복하고자 해본 적이 없다
삶이 어찌 탈고독이며
삶이 어찌 추행복이랴
그러나 팔달대로는
팔황의 대지 끝처럼
별들의 영역 경계 사이처럼
황량하고 쓸쓸하다
-화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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