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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
유경은 나의 경이다
야만과 영광의 사이
영원함과 생명의 한 순간이
하나되는 눈부심이다
갸날픈 목편에 새겨
누천년 견뎌온 힘은 단지
평화와 안락과 사랑과 행복
그 변함없는 희원이었다
그 밖에 무슨
위대한 것은 전연 없었다
유경은 우리 경이다
대륙의 북방을 자유로 달리던 시절에
속 깊은 마음에서 피어나
중원에서 커다란 집을 지었고
청구의 땅에 고운 삶의 비단길을 펼쳤다
허욕과 자만을 다 버리고
고요히 꽃피는 반도에 자리잡으며
차거운 북풍과
뜨거운 남풍과
야수의 맹폭함으로도
모욕할 수 없는 자존의 존엄함을 세웠다
유경에 전하는 한줄의 글은
백만 적군의 창칼을 막을 수 있었고
생명을 질식시키려는 사악함의 악취를
몰아낼 수 있었다
산맥을 호령하던 목소리를
평원의 학사들이 기록하였고]
바람처럼 물처럼 흐르며
세상을 감싸는 영론한 대기가 되었다
혼돈을 헤쳐가는 빛이며
무지를 뚫고 나아가는 푯대 되었다
유경은 오늘의 경이다
과거에서 미래로 가는 끝없는 궤도다
-화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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