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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나락에 서서라도

하이안자 2013. 10. 10. 06:12

 

 

 

 

 

 

나락에 서서라도

 

 

끝없는 나락에 서서도

한치 변함없는 비탈에 누울지라도

우리 의연히 존재해야한다

 

내 몸에 파고드는 이 가을의 영기가

너무나 엄연하고 아름답지 않은가

 

세포 속에 아직 탱탱한 태엽의 탄력이

안타깝지 않은가

 

최소한의 필획으로 그려진 명화를 보라

존립을 위해서는 또 생명의 미학을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직 뼈로 서서 걸어간

선지자의 길도 있었다

 

속이 텅빈 조각상의

미려함을 보았는가

누구의 삶보다 긴 그들의

영생의 힘은 오직

굳건히 기립함 이었다

 

속이 막힌 석상을 보아라

답답한 육신인데도

그들 속에서는

어떤 갈등도 없다

 

서 있음은 성스러운 것

절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그를 부수거나

부정할 수 없다

 

 

 

                                -와해산인 화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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