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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글

빙하의 해심에서

하이안자 2014. 8. 11. 05:02










빙하의 해심에서




빙원을 논한 적이 있었다

빙하가 흘러드는 그 가장자리께서

서늘한 성스러움을 보았었다


그러면서도 그 내부에서부터

절대영하의 냉혹의미를 생각하지 못했다

엄숙한  생명요소임을 미처 몰랐다


오로지 차거움의 순정한 덩어리

아무 열정없음의 한 가운데

거기가 생명의 근원일 줄이야

내가 언제 어찌 알았으랴

그 냉엄함이 태양의 본질임을

또한 어찌 꿈엔들 보았으랴


빙하기 얼음층 아래

그 두께만큼의 크기로 

생명이 부활해 솟아났음을 

상상이나 하였으랴


백만년 진화의 역사가 증명하는 건

만년의 얼음동굴 속에 피어오른 슬픔의 혼

그것이 영원한 삶이라는 사실이다

질탕한 대양의 무심한 파도가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지난 겨울 손끝마다

갈라져 피나고 트면서도

그래서 아프면서도 죽 기뻤다

변변한 난로없는 겨울이 감사했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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