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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의 해심에서
빙원을 논한 적이 있었다
빙하가 흘러드는 그 가장자리께서
서늘한 성스러움을 보았었다
그러면서도 그 내부에서부터
절대영하의 냉혹의미를 생각하지 못했다
엄숙한 생명요소임을 미처 몰랐다
오로지 차거움의 순정한 덩어리
아무 열정없음의 한 가운데
거기가 생명의 근원일 줄이야
내가 언제 어찌 알았으랴
그 냉엄함이 태양의 본질임을
또한 어찌 꿈엔들 보았으랴
빙하기 얼음층 아래
그 두께만큼의 크기로
생명이 부활해 솟아났음을
상상이나 하였으랴
백만년 진화의 역사가 증명하는 건
만년의 얼음동굴 속에 피어오른 슬픔의 혼
그것이 영원한 삶이라는 사실이다
질탕한 대양의 무심한 파도가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지난 겨울 손끝마다
갈라져 피나고 트면서도
그래서 아프면서도 죽 기뻤다
변변한 난로없는 겨울이 감사했다
-하이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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